너머서

담장 너머에 있는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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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서 이야기 43

[책방산책] 런던 던트 북스(Daunt Books)

2019년 6월, 첫 도서전 참가를 마치고 런던으로 떠난 여행,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을 가면 꼭 서점을 방문하기 시작한 것이.해외 서점 구경에 신이 나서였는지, 어느 도시보다 런던에서 많은 서점을 들른 기억이 납니다.런던에 있는 던트 북스는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서점 이름이 새겨진 에코백에도 서점 외관이 디자인되어 있는 걸 보면 자부심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빨간 벽돌과 창문, 건물 꼭대기 문양까지 외관도 아름답고, 2층으로 된 내부 서가와 창가도 아늑하면서 따뜻한 서점이었습니다. 천장에 달린 조명들과, 작은 원형 테이블 위에 진열된 책들, 오래된 책장, 2층 창문 앞에 놓인 낡은 의자들까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다채로운 신간 서적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

너머愛 2025.10.13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하는 곳, 유통 총판사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해 주는 곳이 있지요. 바로 유통 총판사입니다.책을 보관하는 창고를 운영할 여력이 있는 출판사들은 자사 창고에서 직접 책을 유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 출판사들은 유통 총판사를 통해 책을 유통합니다. 출판사에서 신간을 만들어 유통 총판사에 입고시키면, 유통 총판사에서는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신간을 배본하고 주문 도서를 발송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또한 서점을 다니며 자사에서 거래하는 출판사들의 도서를 소개하고 홍보하며 영업하는 일도 하고 있지요. 영업자가 따로 있지 않은 1인 출판사에게는 유통 총판사에서 맡아 하는 이러한 업무들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거래할 유통 총판사를 결정할 때,..

너머路 2025.09.15

[책방산책] 구로동 임마누엘 기독서점+<기독교, 로마를 뒤흔든 낯선 종교>

최근에는 저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독립서점이 문을 열고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만, 기독교 서점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해마다 몇 곳씩 들려옵니다. 지도를 살펴봐도, 서점을 검색하면 독립서점을 포함한 일반(?) 서점은 한 동네에 십여 개씩 표시되지만 기독교 서점은 겨우 한 곳 있을까 말까 하거든요. 실은 저도 책을 사러 기독교 서점에 가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기독교 서점으로 가장 처음 찾아간 임마누엘 기독서점은 저희 집에서 가까운 구로동에 있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이지요. 많은 기독교 서점이 그렇듯, 책과 함께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좁지 않은 공간에 기독교 서적들과 성경책들이 단정하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캔들, 컵, 액자, 엽서, 가방, 펜 등 없는 게 없을..

너머愛 2025.09.08

[책방산책] 을지로 소요서가+<이갈리아의 딸들>

을지로가 이렇게 힙한 곳이었던가요? 청계상가에 자리한 서점 소요서가를 찾기 위해 진양상가에서 청계상가를 지나 세운상가까지 잇는 공중보행로에 처음 가보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마치 외국에 있는 기분도 살짝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더 시끌벅적하고 힙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공중보행로 철거 계획이 세워지면서 상가가 하나둘 빠지고 조금은 시들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눈에는 여전히 멋져 보이더라고요.길치인지라 두리번거리며 상가 구경도 하면서 조금은 어렵게 소요서가를 찾아냈습니다!(아마 함께 간 디자이너가 없었다면 더 힘들게 찾았을지도요🥲) 기둥을 사이에 두고 양쪽 통창이 있는 서점 모습도, 그 통창 유리 너머로 책들이 빼곡하게 꽂힌 책장도 참 가지런해 보였습니다. ..

너머愛 2025.08.29

책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숨은 요소, 종이

편집자는 책의 내용, 즉 글을 다듬는 일뿐 아니라 책의 외양, 즉 제작 사양을 결정하는 일도 합니다. 이 부분은 편집자가 주도하기도 하고, 디자이너와 논의하며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판형, 종이, 인쇄, 제본, 후가공 등 책의 모양을 정하는 일 중에서 저는 표지 종이 고르는 일을 재미있어 합니다. 어떤 표지 종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책의 분위기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때로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 책을 받아들고는 "어? 내가 본 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인터넷 화면에서 본 표지 이미지와 실물책의 느낌이 달라서인데, 이런 차이는 바로 종이에서 비롯됩니다.종이가 다양한 만큼 출판사에는 보통 표지와 내지에 사용하는 종이 견본집이 있는데, 맨땅에 서 있는 1인 출판사는 종이 견본집을 구하는 일부터 ..

너머路 2025.08.22

[책방산책] 을지로 노말에이+<아무도 죽음을 모르지만>

지도에서 확인했을 때는,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금방 찾을 줄 알았는데, '여기가 맞나? 아닌가?' 몇 번을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서점 "노말에이." 우리가 찾아가는 서점들은 그렇게 숨겨져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4층이라니. 서점이 택할 수 있는 공간이 구석지고 쉽게 닿기 힘든 곳뿐인 것은 어쩌면 많은 이익을 내기 힘들어서인 걸까 싶어 조금 안타까운 맘이 들기도 하더라고요.그렇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서점은 작은 공간에 책과 문구가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유리창에 "Book Is Answer"라는 글귀는 단순히 많이 벌기 위해 책을 파는 것은 아니라고, 제가 방금 생각하던 그 안타까운 맘을 달래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글귀를 몸으로 보여주겠다는듯이 작은 공간에..

너머愛 2025.08.20

[책방산책] 연희동 유어 마인드+<보스턴 결혼>

5분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7월 23일, 디자이너와 함께 연희동 나들이에 나섰습니다.한 달에 한 번 정도 함께 서점 투어를 하면서 다양한 책과 굿즈들을 구경하러 다니기로 했거든요(맛집 탐방은 덤으로☺️)이런 나들이는 책상에만 앉아 있는 작업자에게 신선한 활력을 주기도 하고, 참고할 자료나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는 즐거운 시간입니다.이번에 들른 곳은 연희동에 있는 "유어 마인드"라는 서점입니다. 독립출판물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서점이었습니다. 서점은 단독 주택 건물 2층에 자리했는데, 단독주택에는 서점 말고도, 옷가게와 카페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나무와 풀이 무성한 마당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게들이 참 다정해 보이더라고요.한 서점에 들르기로 하면서 마음속으로 ..

너머愛 2025.07.25

1인 n역

책을 기획하는 일은 단순히 저자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일은 시작일 뿐이지요. 머릿속에 기획한 콘텐츠를 어떤 모습으로 선보일지, 어떻게 홍보할지까지 이어집니다. 이 과정은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책의 내용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 어떻게 자리매김하길 바라는지와 맞닿아 있기에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합니다.너머서의 첫 책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집은 번역서인데, 이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고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를 고민했습니다. 홍보할 거리들을 몇 가지 구상했는데, 그중에는 저작권사에서 올린 홍보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입혀 소개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지요.1인 출판사는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비교적(?) 부담 없이 출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다른 사람들이 하던 어떤 역할..

너머路 2025.07.22

늘 초심으로

"끝까지 잘해서 좋은 결과물 내야지!""각오가 신입사원 같아😆" 너머서와 함께 작업해 주십사 연락드린 분에게서 함께해 주시겠다는 답장을 받고, 남편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나눈 대화입니다.아직 첫 책도 내지 않은 1인 출판사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리는 낯선 편집자의 손을 잡아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무척 설레고 흥분되는 경험이더라고요. 그분들이 손을 잡아 주시며 하시는 말씀들은 한결같았습니다. 책을 만들어 내는 일이 어려운 시대에 이 일을 하는 것을 응원한다고 말이지요.갓 걸음을 뗀 1인 출판사여서이기도 하겠지만, 돌아보면 책을 만드는 일은 늘 초짜가 되어야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수십 권의 책을 만들었는데도 다음 책, 그 다음 책을 만드는 일을 늘 새로웠습니다. 저마다 다른 재료와 맛을 지니고..

너머路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