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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하는 곳, 유통 총판사

너머人 2025. 9. 15. 11:32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해 주는 곳이 있지요. 바로 유통 총판사입니다.

책을 보관하는 창고를 운영할 여력이 있는 출판사들은 자사 창고에서 직접 책을 유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 출판사들은 유통 총판사를 통해 책을 유통합니다. 출판사에서 신간을 만들어 유통 총판사에 입고시키면, 유통 총판사에서는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신간을 배본하고 주문 도서를 발송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또한 서점을 다니며 자사에서 거래하는 출판사들의 도서를 소개하고 홍보하며 영업하는 일도 하고 있지요. 영업자가 따로 있지 않은 1인 출판사에게는 유통 총판사에서 맡아 하는 이러한 업무들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거래할 유통 총판사를 결정할 때, 여러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하지요.

너머서도 신간 출간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한 유통 총판사와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기독교 총판처는 크게 두 곳이 있는데, 너머서는 그 두 곳 가운데 규모는 좀 더 작지만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유통사와 함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계약을 위해 방문한 창고는 파주에 있었는데요, 유통 총판사에서 운영하는 창고는 처음 가보는 것이어서 궁금한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여러 출판사의 책들이 거대한 선반들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을 보면서, 기독 출판계에 20년이나 몸 담고 있었으면서도 여전히 모르는 출판사가 많다는 것에 놀라고, 그러한 곳에서 착실하게 꾸준히 책을 출간하고 있다는 것에 또 놀라고, 제가 알지 못하는 책들이 많은 사람에게 판매되고 있었다는 것에 또또 놀랐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치 룸메이트라도 된 것처럼, 같은 창고에 책이 있다는 사실에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창고를 구경하고 계약을 체결한 뒤, 유통 총판사의 담당 부장님과 차를 마시기 위해 찾아간 카페 마당에 대추가 주렁주렁 열린 대추나무가 서 있더군요. 그 나무를 보며 너머서의 책들도, 다른 많은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들도 저 풍성한 대추들처럼 많은 열매를 맺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보았습니다. 창고에 쌓여 사라지는 책이 없기를, 이 책들이 저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깊이 남기를 조용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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