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파편 속에서
우연처럼 다가오는 은총을 붙잡은
유진 피터슨의 시
유진 피터슨이 남긴 70편의 시
목회자들의 목회자로 불리며 4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유진 피터슨이 결혼 55주년을 기념하면서 아내에게 헌정한 시집 「거룩한 행운」이 한국어로 출간되었다.
다윗의 시편을 읽으며 시의 세계로 들어서면서 유진 피터슨은 점차 시를 통해 언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목사로서도 말과 말씀에 대한 경외심을 찾을 수 있었다. 목사와 시인의 공통점을 통해서, 그리고 성서의 예언자들과 시편 기자들이 시인이었다는 사실에서 그는 자신의 목회 사역에서도 설교와 기도를 통합하는 데 깊은 통찰을 얻었다. 그는 시를 ‘은혜의 언어 훈련’이라고 여겼으며, 자신이 시편을 읽으며 그러했듯 독자들도 시를 ‘이해’하기보다는 ‘천천히 머물며 들을’ 것을 기대했다. 그래서 그의 시는 해석하기보다 묵상할 때 그 의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일상에 숨어 있는 거룩한 의미를 은유의 마법으로 노래하다
「거룩한 행운」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 “거룩한 행운”은 저자가 7여 년에 걸쳐서 완성한 팔복 연작시이다. 그는 이 시편들이 자신의 매일의 증언이 하나님 나라로 향하도록, 자신을 세상의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고백한다. 2부 “바스락거리는 풀”에서는 평범한 것에 담긴 구원의 삶과 하나님 나라를 노래한다. 3부 “매끄러운 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회시들(occasional poems)을 모아 놓았다. 그에게 다윗의 ‘매끄러운 돌 다섯 개’는 예수님을 따르는 동안 마주치는 온갖 세세한 일들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뜻하는 은유이기 때문이다.
팔복 연작시를 비롯하여 자연과 일상에서 길어낸 언어들로 말씀과 신앙을 묘사한 피터슨의 시는 빠르게 읽기보다 한 편 한 편 천천히 곱씹으며 음미하듯 읽어야 한다. 그렇게 읽을수록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시들은 어느새 우리를 묵상과 기도의 자리로 인도할 것이다.
◇ 발췌
“목사라는 소명과 정체성을 받아들일 때쯤, 나는 목사와 시인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경외심을 가지고 말을 사용하고, 일상의 구체적인 것들에 몰입하며, 추상적인 관념들을 경계하고, 평범한 것들의 영광을 탐색하며, 환상에 대해 경고하고, 서로 미세하게 연결된 리듬과 의미와 영에 주의를 기울인다. 성서의 예언자들과 시편 기자들이 모두 시인이었다는 사실은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들은 내가 예언적인 작업과 시편적인 작업, 즉 설교와 기도를 통합하는 데 있어서 내게 마음이 맞는 동반자들을 제공해 주었다. …… 내가 알게 된 것은 시인들, 말에 마음을 쓰고 정직하게 말하는 남녀들, 말이 가진 순전하고 강력한 힘을 존중하고 귀히 여기는 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나를 깨어 있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성경적으로 깨어 있게, 예수님께 깨어 있게 말이다.”_<들어가며>에서
◇ 추천사
“삶은 무상(無常)하다. 시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낡고 닳고 늙고 마침내 소멸한다. 이 덧없는, 무심히 흘러가는 삶의 조각들에 오래도록 눈길을 주는 사람이 있다. 속도를 숭배하는 사회에서 기꺼이 반항아가 되기로 한 사람, 바로 ‘시인’이다.
유진 피터슨의 시집 「거룩한 행운」이 우리말로 옮겨졌다. 결혼 55주년을 맞아 아내 잰에게 헌정한 시집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 스크램블드에그와 구운 베이글 곁에 / 무화과가 놓여 있다. _<무화과 설교> 중에서
에덴에서 갈릴리를 거쳐 예루살렘까지 혈통이 이어진 무화과가 시인의 위 속에 시나브로 뿌리를 내린다. 말씀으로 장사하지 말고 말씀을 육화하라는 아내의 ‘메시지’가 도탑게 번역된다.
말끝마다 이빨과 발톱이 드러나는 시대, 말을 “오독과 착취와 오용에서 보호”하는 일이 시인의 직무라면, 목사나 신학자가 되기 전에 시인이 되어야 할지도. 아니 사람이 되기 위해 시를 먹어야 할지도.”
구미정_ 이은교회 목사, “화성으로 간 책방” 대표
“언어를 의심하는 일은 거룩한 행위가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유진 피터슨에게서 처음 배웠다. 그는 인간의 언어가 지닌 결함과 가능성을 깊이 이해한 목사였고, 그 언어를 넘나들며 일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에 예민하게 귀 기울인 작가였다. 유진 피터슨은 자신의 언어가 생각을 재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비가 깃드는 장소가 되기를 열망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 몸의 감각과 감정을, 나아가 일상 전체를 하나님 앞에서 재검토하게 된다. 유진 피터슨은 목사로서 시를 썼다. 그의 시는 기도에서 출발하여 다시 기도로 되돌아간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는 우리의 기도를 손상시키는 듯 보이는 낯선 언어들과 이따금 마주할 것이다. 그 언어들까지도 기도라는 사실을 겪게 될 것이다.”
이새해_ 시집 「나도 기다리고 있어」(아침달) 저자
◇ 저자 소개_ 유진 피터슨
1932년 미국 워싱턴주 이스트 스탠우드에서 태어났다. 시애틀 퍼시픽 대학교에서 철학을, 뉴욕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셈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58년에 미국 장로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59년부터 뉴욕 신학교에서 성경과 성경 원어를 가르치며, 뉴욕시 화이트 플레인스 장로교회 협동목사로 사역했다. 1962년 교수직을 사임한 후에는 메릴랜드주 그리스도 우리 왕 장로교회를 개척하여 29년간 목회자로 섬겼고, 1993년부터 13년간 캐나다 밴쿠버 리젠트 칼리지에서 영성 신학을 가르쳤다. 2018년 10월 22일, “가자”(Let’s go)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교회 문화에서 자라난 그에게 다윗의 시편은 혼란을 안겨 주는 책이었다. 그러나 질문을 품은 채 꾸준히 시편을 읽으면서 은유의 마법을 깨달은 그는 시의 세계로 한 걸음 들어서게 된다. 성서의 예언자와 시편 기자가 모두 시인이었다는 사실에서 설교와 기도를 통합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며, 때때로 자신의 목회 소명에 뿌리를 둔 자신만의 시를 쓰기도 했다. 이 책 「거룩한 행운」은 7여 년에 걸쳐 쓴 팔복 연작시를 비롯하여, 피터슨이 약 55년간 쓴 70편의 시를 담고 있다.
목회자들의 목회자로 불리는 그는 성경을 오늘의 일상 언어로 번역한 「메시지」를 비롯하여 「일상, 부활을 살다」(이상 복있는사람 펴냄),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한 길 가는 순례자」. 「이 책을 먹으라」(이상 IVP 펴냄) 등 40여 권을 책을 저술하였다.
◇ 옮긴이 소개_ 권혁일
부산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B.A.), 장로회신학대학교를 거쳐(M.Div., Th.M.), 미국 Graduate Theological Union에서 기독교 영성학을 공부했다(Ph.D.). 문학과 영성, 수도 영성과 도시 생활, 영성과 사회 정의, 영성 목회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현재 한남대학교에서 기독교학과 교수와 교목으로 섬기고 있다.
「백 투 더 클래식: 영성 고전으로 오늘을 읽다」(예수전도단)를 엮었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영성 훈련」(두란노), 「문화 목회를 디자인하다」(대한기독교서회) 등을 공저하였으며, 「제임스 게일」, 「베네딕트의 규칙서」(키아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차례
들어가며
1부 거룩한 행운
행운의 가난한 자
행운의 슬픈 자
행운의 온유한 자
행운의 주린 자
행운의 긍휼한 자
행운의 청결한 자
행운의 화평하게 하는 자
행운의 박해받는 자
2부 바스락거리는 풀
요람
꿈
나무
선물
입맞춤
고통
춤
별
시간
초
봉헌
전쟁
찬양대
인사
잔치
우표
자궁
질문
새벽
이집트
메시지
빛들
임신
영광
묵상
귀가
이야기
고요
테러
눈
조상들
침묵
아름다움
환대
어니 삼촌
제단
예와 아멘과 예수님
푸른
친구들
3부 매끄러운 돌들(특별한 때에 지은 시들)
매끄러운 돌들
아기 트뤼그베를 위한 축복 기도
애서티그 섬
봄의 나사로
개들을 조심하라(카베 카넴)
기도 시간
중보 기도
아론의 수염
사순절
지옥
승천
샬롬
나비
마라나타
탐조
사람이 갈라놓지 못할지니라
어부 왕에게 바치는 발라드
결혼의 동굴
무화과 설교
새로운 수학
십자가의 길
안식일 기도
부활꽃
원문
주
◇ 도서 정보
유진 피터슨 지음 / 권혁일 옮김
2025년 11월 25일 출간
125*205 / 196쪽 (원문 수록) / 13,000원
ISBN 979-11-995130-0-6 (0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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