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서

담장 너머에 있는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합니다

자세히보기

너머路 7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하는 곳, 유통 총판사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해 주는 곳이 있지요. 바로 유통 총판사입니다.책을 보관하는 창고를 운영할 여력이 있는 출판사들은 자사 창고에서 직접 책을 유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 출판사들은 유통 총판사를 통해 책을 유통합니다. 출판사에서 신간을 만들어 유통 총판사에 입고시키면, 유통 총판사에서는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신간을 배본하고 주문 도서를 발송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또한 서점을 다니며 자사에서 거래하는 출판사들의 도서를 소개하고 홍보하며 영업하는 일도 하고 있지요. 영업자가 따로 있지 않은 1인 출판사에게는 유통 총판사에서 맡아 하는 이러한 업무들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거래할 유통 총판사를 결정할 때,..

너머路 2025.09.15

책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숨은 요소, 종이

편집자는 책의 내용, 즉 글을 다듬는 일뿐 아니라 책의 외양, 즉 제작 사양을 결정하는 일도 합니다. 이 부분은 편집자가 주도하기도 하고, 디자이너와 논의하며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판형, 종이, 인쇄, 제본, 후가공 등 책의 모양을 정하는 일 중에서 저는 표지 종이 고르는 일을 재미있어 합니다. 어떤 표지 종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책의 분위기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때로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 책을 받아들고는 "어? 내가 본 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인터넷 화면에서 본 표지 이미지와 실물책의 느낌이 달라서인데, 이런 차이는 바로 종이에서 비롯됩니다.종이가 다양한 만큼 출판사에는 보통 표지와 내지에 사용하는 종이 견본집이 있는데, 맨땅에 서 있는 1인 출판사는 종이 견본집을 구하는 일부터 ..

너머路 2025.08.22

1인 n역

책을 기획하는 일은 단순히 저자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일은 시작일 뿐이지요. 머릿속에 기획한 콘텐츠를 어떤 모습으로 선보일지, 어떻게 홍보할지까지 이어집니다. 이 과정은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책의 내용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 어떻게 자리매김하길 바라는지와 맞닿아 있기에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합니다.너머서의 첫 책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집은 번역서인데, 이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고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를 고민했습니다. 홍보할 거리들을 몇 가지 구상했는데, 그중에는 저작권사에서 올린 홍보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입혀 소개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지요.1인 출판사는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비교적(?) 부담 없이 출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다른 사람들이 하던 어떤 역할..

너머路 2025.07.22

늘 초심으로

"끝까지 잘해서 좋은 결과물 내야지!""각오가 신입사원 같아😆" 너머서와 함께 작업해 주십사 연락드린 분에게서 함께해 주시겠다는 답장을 받고, 남편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나눈 대화입니다.아직 첫 책도 내지 않은 1인 출판사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리는 낯선 편집자의 손을 잡아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무척 설레고 흥분되는 경험이더라고요. 그분들이 손을 잡아 주시며 하시는 말씀들은 한결같았습니다. 책을 만들어 내는 일이 어려운 시대에 이 일을 하는 것을 응원한다고 말이지요.갓 걸음을 뗀 1인 출판사여서이기도 하겠지만, 돌아보면 책을 만드는 일은 늘 초짜가 되어야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수십 권의 책을 만들었는데도 다음 책, 그 다음 책을 만드는 일을 늘 새로웠습니다. 저마다 다른 재료와 맛을 지니고..

너머路 2025.07.16

너머서의 첫 책은

사람들에게 1인 출판사를 시작하려 한다고 전하니, 다들 어떤 책을 내고 싶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여러 분야와 주제를 아우르는 책을 내는 것이 너머서의 그림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내고 싶었던 분야를 말하면 다들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이이이이이?😳😳😳" 네, 저는 기독교 시집을 출간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퇴사 후, 기독교 고전 시집을 낼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기독교 고전 시를 조사하고 모아왔습니다. 혼자서 출판사를 꾸려가기로 결정하고 가장 설렜던 점은 그동안 출간하고 싶었으나 주저했던 책들을 만들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출판사여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있는 이상, 펴내고 싶은 책이 있더라도 예상 판매량을 신중하게 따져볼 수밖에 없으니까요.물론 출판사의 지속성을 생각한..

너머路 2025.06.20

맨땅 일구기

출판사 신고를 하고 나니,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구나, 싶었지만 곧바로 마음에 둔 책들을 계약할 수는 없었습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데에도 여러 과정이 필요하듯, 출판사가 첫 책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구청에 출판사 신고를 한 후 신고증을 받은 날, 홈택스에 사업자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사업자 등록을 해야 책을 판매할 수 있으니까요.그리고 출판사 명의의 사업자 계좌를 만들고, 홈택스에 사업자 계좌와 사업용으로 사용할 카드를 등록했습니다. 책을 만들기 위해 오가는 금융 거래와, 책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 지출을 위한 작업이지요.출판사 이름을 넣은 도메인과 이메일을 신청하고, 간단하게 홈페이지도 만들었습니다(지금 보시는 바로 이 공간이지요).이미 세워진 출판사에 편집자로 들어가서 곧바로..

너머路 2025.06.09

너머서, 시작

돌이켜 보면, 신기하게도 저의 신앙 여정은 편집자로서 만난 출판사와 책들의 색깔과 함께 흘러온 것 같습니다. 흔하디흔한 동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복음주의를 만나고 개혁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고 다시 복음주의 속을 거닐다가 그보다 넓은 신앙과 신학의 세계를 보게 되었지요.깊이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얕게나마 그런 여정들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이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신앙, 내가 경험하는 기독교, 내가 붙들고 있는 믿음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 그보다 넓은 신앙과 기독교, 믿음이 있고, 그것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더 자유롭고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그리고 책을 통해 우리 모두 그러한 세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

너머路 202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