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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소요서가+<이갈리아의 딸들>

너머人 2025. 8. 29. 16:34

을지로가 이렇게 힙한 곳이었던가요? 청계상가에 자리한 서점 소요서가를 찾기 위해 진양상가에서 청계상가를 지나 세운상가까지 잇는 공중보행로에 처음 가보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마치 외국에 있는 기분도 살짝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더 시끌벅적하고 힙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공중보행로 철거 계획이 세워지면서 상가가 하나둘 빠지고 조금은 시들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눈에는 여전히 멋져 보이더라고요.

길치인지라 두리번거리며 상가 구경도 하면서 조금은 어렵게 소요서가를 찾아냈습니다!(아마 함께 간 디자이너가 없었다면 더 힘들게 찾았을지도요🥲) 기둥을 사이에 두고 양쪽 통창이 있는 서점 모습도, 그 통창 유리 너머로 책들이 빼곡하게 꽂힌 책장도 참 가지런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상단에 다양한 언어로 "철학이란 무엇인가"라고 새겨 넣은 건 또 얼마나 멋지던지요!
소요서가는 철학 전문 서점으로, 서양 철학, 동양 철학, 종교 철학,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분류의 철학서들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철학 서적들까지 정말 철학 서적의 모든 것을 망라한 서점이더라고요. 책방지기님이 직접 메모하신 책 소개글, 매월 소요공방에서 함께 읽는 책들을 월별로 전시한 모습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짜임새 있어 보였고요. 철학, 예술, 역사 분야 도서를 출간하는 출판사와, 철학 덕후들을 위해 소요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정기 모임이나 강연들을 진행하는 알찬 곳이었습니다(특히나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도서출판100에서 출간한 <독일 철학 개론>이 소요공방 모임 도서로 선정된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소요서가에서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이갈리아의 딸들>을 데려왔습니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이제야 손에 들게 되었네요. 이 책을 계산하려고 가져가니, 책방지기님이 얼마 전에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며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시면서 한 발 늦은 저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시더라고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이 뒤바뀐 세상을 묘사한 소설이라니!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오갔을지 상상이 갑니다. 원서는 출간된 지 50년, 한국어판은 30년 정도 되었으니 이미 이 책을 읽은 분이 많이 있겠지만, 여전히 지금도 읽을 만한, 그리고 읽어야 할 책이지 않나 싶습니다(표지도 정말 휘황찬란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