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북페어가 열린 8월말, 북페어를 보러 가기 전날 군산 책방들을 둘러보러 나섰습니다. 군산시 월명동에는 작은 서점과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데, 그곳에 마리서사도 자리해 있었습니다. '마리서사', 이름이 특이해서 찾아보니 해방 직후 시인 박인환이 서울 종로에서 운영했던 전설적인 서점 '마리서사' 이름과 정신을 오마주해 지은 것이라고 해요. '마리'는 박인환 시인이 좋아하던 프랑스의 여성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고요.
군산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해 가는 데 쓰던 전진기지였던 만큼 적산가옥들이 종종 보였는데, 역사를 기억하거나 문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다시금 만들어 놓은 곳이 많았습니다. 마리서사도 오래된 적산가옥 한 채를 서점으로 꾸며놓아서, 책방 외관에서 시간의 흔적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책방 내부 공간은 때묻은 나무들과 소품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전해 주더라고요. 곳곳에 책과 독서를 향한 애정이 담긴 작은 메모들이 책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많은 독립책방이 그러하듯, 마리서사도 북토크, 북페어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은데, 조용한 군산에 작지만 꾸준한 바람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책들을 둘러보다가, 군산특별판이라는 말에 홀려 <적산가옥의 유령>을 집어들고 말았습니다. 적산가옥을 다시금 꾸민 마리서사에서 데려온 <적산가옥의 유령>이라니! 이 책을 집어들고, 이 책의 배경이 되었다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도 들러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호러 소설은 읽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너머愛'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너머書너머] 003 (0) | 2026.09.14 |
|---|---|
| [책방산책] 양산시 평산책방+<친애하는 슐츠 씨> (0) | 2026.08.17 |
| [책방산책] 남양주 도심산책+<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0) | 2026.04.26 |
| [너머書너머] 002 (0) | 2026.02.25 |
| [너머書너머] 001 (0) | 2026.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