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하고 마른 가지 끝에 새순이 돋은 나무가 봄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3월 초, 경상북도 영주에 있는 온리앳오운리를 찾았습니다. 언젠가 팟캐스트에서 '이설아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었는데, 한 저자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그 이름을 또 듣게 되었지요. 인연이다 싶어, 페이스북에서 친구 신청을 했을 때 이설아 작가님은 막 온리앳오운리를 준비하는 중이었습니다.
친구가 된 이후, 제가 본 이설아 작가님의 모습은 줄곧 정원지기였기에 그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잘 몰랐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이름을 찾아보고서야 이전에 입양계에 몸 담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쓰신 책을 읽으며 얼마나 깊은 애정으로 그 일들을 하셨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계절을 따르는 삶의 정원지기이신 작가님과, 뜨거운 열정으로 입양계에서 일하시는 작가님의 모습이 잘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이 영주로 오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온리앳오운리 정원이 작가님을 닮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작가님이 정원을 닮아가신 거구나 싶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다가, 온리앳오운리 이전부터 꾸려 오신 "다정한 우주"와 "북극성"이라는 글쓰기 모임과 정원을 잇는 에세이를 써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제안드려 보았습니다. 저의 제안에 대한 답변과 함께 작가님은 온리앳오운리로 초대해 주셨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사진으로 보아오며 '언젠가 가고 싶은 곳'으로 콕 찍어둔 곳이었던 터라, 작가님의 초대는 뜻밖의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온리앳오운리에서의 하룻밤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비어 있는 여백에서 다른 계절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재미와 기대를 선사해 준 초봄의 정원, 차갑게 얼어붙은 땅에서도 끈질기게 돋아 있는 이끼들, 밤하늘의 별들, 여태 만나본 어느 냥이들보다 사람을 잘 따르는 꾸기과 토리까지, 거창한 무언가가 없이도 마음이 가득 차는 시간이었습니다. 온리앳오운리를 꾸려가시는 수고가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늘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작가님이 한없이 부럽더라고요. 이번 방문이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으며, 다음에 방문할 온리앳오운리의 계절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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